#3-3 원하는 속성이 무엇인가를 정의하는 것은 중요하다.

우리가 문제를 대할 때, 무엇이 불만족스러운지 명확하게 인식하지 않은 채 그냥 현재 상태 전부를 불만족스러워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이 있다. 그리고 불만족스러운 상황에 쫓긴 나머지 그냥 떠오르는 대로 이것저것 바꾸어 보면서 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한다.
 
트리즈는 문제를 대할 때, 대상의 어느 속성이 어떤 속성값이 되었을 때 문제가 되고 있으며, 이 속성의 속성값이 어떻게 되면 문제가 해결되는지를(즉, 원하는 상태가 되는지를) 먼저 정의해 보도록 권한다. 이것을 정의하는 데에 딱 좋은 도구가 기능분석이다. 기능분석을 통하여 우리는 문제를 보다 객관적이며 체계적으로 관찰할 수 있게 된다.
 
속성은 사물이 가진 여러가지 특성항목을 가리킨다. 사과를 예로 들면, 사과의 속성은 크기, 모양, 색깔, 향기, 당도, 산미, 무게, 무늬, 수분함량, 수확시기, 보관기간 등등 수없이 많이 들 수 있다. 속성값이란 이 속성들이 가지는 한가지 상태를 말한다. 사과의 크기를 예를 들면, 하나의 사과가 크면서도 동시에 작을 수는 없으며 크거나 작거나 어느 한가지 속성만을 가질 수 있다.  
 

여기 사과 과수원을 운영하는 A씨가 있다. A씨는 사과 수확을 앞두고 있고 당연히 수확한 사과가 좋은 값에 판매되기를 원하고 있다. 평소에야 크고 새콤달콤하며 과즙이 많고 아삭아삭 씹히는 사과가 많이 수확되기를 바라지만, 지금 A씨를 고민하게 하는건 다 제쳐두고 오로지 사과의 '색깔'이다. A씨가 재배하는 사과는 색깔이 전체적으로 빨갛게 되는 품종이다. 색이 맛애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시장에서는 보통 빨간색이 짙을 수록 상급품으로 간주하여 높은 가격을 쳐 준다. 그런데 올해의 사과는 이상하게 예년과 달리 사과가 빨간빛이 덜하다. 푸른색이 감도는 부분도 예년보다 훨씬 넓은 것 같다. 
 

 
이 사례로 '대상'과 '속성' 및 '속성값'으로 문제를 정의해 보면, 대상은 (올해 수확을 앞둔) '사과' 이고 문제가 되는 (대상의) 속성은 '색깔'이다. 현재 상태의 속성값은 '푸른색 영역이 넓은 옅은 빨간색'이고 원하는 상태의 속성값은 '짙은 빨간색'이다.
 
여기에서 '문제'는, A씨가 평소에 막연히 생각하고 있던 '크고 새콤달콤하며 물이 많고 아삭한 싱싱한 느낌을 주는 사과가 많이 수확'되는 막연한 것이 아니라, '수확을 앞둔 올해 사과의 색깔'이라는 좁은 범위의 구체적인 상황이라는 것도 알 수 있다. 
 
A씨의 문제를 그림으로 표현하면 아래와 같다.
 

 
 
이로서 A씨는 사과에 대해 문제가 무엇인지를 정의한 셈이다. 올해 수확을 앞둔 사과의 많고 많은 여러 특성들이 모두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중에 오로지 '색깔'만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이제 A씨는 무엇을 해야할까? 두가지 선택지가 있을 수 있다.
먼저 ① 옅은 색깔 때문에 가격을 높게 받을 수 없겠지만 어쩔 수 없으니 감수하고 판매한다 가 있을 수 있다. 이 경우 원하는 상태를 현재 상태로 맞추어 내렸기 때문에 문제는 해결된다.
 
그리고 또 하나는 ② 색깔을 짙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도 있을 수 있다. 문제가 되는 속성값을 원하는 속성값으로 바꾸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이 경우, 사과의 색깔을 어떻게 짙은 빨간색으로 바꿀 수 있을 지는 아직 모르는 상태이다. 그러나, 문제는 정확히 정의되었다.
이제부터 할 일은 현재 속성값을 원하는 속성값으로 바꿀 수 있는 작용을 찾고, 그 작용을 해 줄 도구를 찾는 것이다.
 
그 전에, 한가지만 언급하고자 한다. '대상의 현재 속성을 원하는 속성값으로 바꾸는 작용'을 기능(Function)이라 한다. 기능에는 도구가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나 속성은 포함된다.
다시 말하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능을 정의하려면 도구를 아직 결정할 필요는 없으나, 대상의 속성을 바꾸는 작용을 무엇으로 할 지는 결정되어 있어야 한다.